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뷁만년 전에) 전면 무료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으로부터 대략 며칠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얼마 흐르지 않았는데도 폭풍같은 시간들이었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결제 이벤트가 끝나고,
홈페이지 메인에서 D-day를 카운트할 때부터 부분 유료화는 예감했지만 사실 당일까지도 전면 무료화일 줄은 몰랐는데요.
어쨌든 그 결정 자체는 제가 부분 유료화를 전혀 찬성하지 않았더라도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료화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그들을 점점 유료 고객으로 포섭해나가는 건 좋은 선택이죠. 좋아하지 않는 과금정책이라도 언젠가 나올 동아시아 해역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런데, 무료화에 따른 효과에 대해 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다는 게 문제입니다. -_-
우리나라엔 코에이 팬이 많습니다.
그리고 코에이 프라이스는 감당할 생각이 없으면서 코에이 게임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은 더욱 많지요. (사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_-a)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고, 매니아층은 10년 넘는 세월동안 구축되어있을 정도로 탄탄합니다.
더이상 PC 패키지 타이틀로 개발되지 않는만큼 시리즈 최종편에 가까운 게임이고요.
당연히 대항해시대에 대한 환상을 가진 유저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었어요.
거기다 망할 CJ님들은 지난 3년간 하지 않았던 광고를 단 며칠동안 엄청난 물량으로 때려부었습니다.
서버 보완 등의 내실을 탄탄하게 할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고 말이죠.
갑자기 밀어닥치는 광고 광풍 때문에, 그간 광고를 바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종교도 없는데 오 마이갓 지쟈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확실히 CJ인터넷이 게임계에서 잔뼈가 굵지 않은 분들이라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코에이와 대항해시대 타이틀이 갖는 힘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지난 유료화 서비스 기간 동안 이 회사가 했던 일들이 참 많았죠.
사실 그 선택의 대부분은 당시로서는 심하게 무리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결국 2차 서버통합에서 방침을 잘못 세운 게 자승자박이 되어버렸습니다. =_=;;;;
D-Day날 동접자 3만까지 나왔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가운데(서버 숫자가 전면무료화 선언 당시 3개였다는 걸 상기해보면 대단한 인원이죠-_-) 그 3만 중에 상당수가 거의 1섭인 헬리오스로 쏟아져버렸거든요. 서버통합 한번 잘못 했다가. =_=
셀레네 섭에서 플레이하는 저는 프라임타임엔 접속하기 힘들긴 해도 아예 게임을 못할 정도는 아닌데 헬리오스 섭은 그 짧은 기간동안 벌써 네 번 터졌습니다. -_- 그것도 접속 피크 타임마다.
이런건 회사 삽질이라고 무조건 미루면 그만이고, 구구절절 써왔듯이 사실이 그러합니다.
그런데 유료화 기간 동안 플레이해왔던 유저로서 열받을 일이 끝없이 터진다는 게 문제죠.
사실 몇년 간 3서버가 유지되어 왔을만큼 유료 결제 유저들이 적지는 않았습니다만, 이 게임은 맵이 참으로 거대한;(+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는) 특성상 어딜 가도 한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사람이 있다고 할만한 곳은 세계 상권의 중심; 리스본 근처일 정도.
고로 상당수의 유저들이 사람간의 정에 많이 약합니다. 특히 신규 유저에게.
유저 연령층이 상당히 높은 게임이라 대개 서로 매너도 좋은 편이고요.
전면무료화 선언되고 리스본을 뒤덮은 바사(초보 선박)의 행렬에 감회에 젖어서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잠시, 그간 신규 유저에게 약했던 게 분명한 기존 유저들은 거의다 학을 떼어버렸죠.
대항해시대 기존의 팬이나 오베 시절 해오던 유저들이 아닌, 유료 게임이 무료 게임이 된 것에 낚여서 온 오픈베타 철새족들은 상당수가 참으로 매너가 없더군요...
그간 매너와 자급자족에 익숙해진 사람으로서, 정중한 도움 요청이 아닌 일방적인 도움 요구;를 듣다보니 없던 노이로제가 생길 지경.
그리고 초반에 배 사기 힘든 걸 뻔히 아는 유저들이 '선박 지원해주세요'하는 요청에 약한 걸 이용해서, 이미 몇 명에게서 배를 뜯어낸 유저에게 사기도 당해봤습니다. (이 게임은 한 캐릭이 배를 갖고 있을 수 있는 한계가 4척인데, 배를 건네주려고 개인거래를 하고보니 이미 4척 풀로 꽉 차서 건네줄 수 없더군요-_-) 별 것도 아닌 사기라서 사실 웃고 넘어갈 수 있는거였는데...
오순도순 잘 살아왔던 울 길드에 초딩(정신적 의미)이 들어와서 깽판 치고 나가질 않나. 그러면서 예의를 지키라고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고 길탈하면서 저한테 귓말로 빈정거리는 것도 잊질 않고.
저희 길드나 제가 속한 길드만의 일이 아니라더군요.
제 지인 길드도 지금 초딩들 때문에 골머리 썩고있고, 결국 저희 길드도 가입 중단조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쉬는 동안 자동으로 길탈된 오래된 길원들이 복귀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발생. -_-
게임 물은 흐려질대로 흐려진 데다가 유저가 폭주하고 접속이 힘들어지면서 인심도 참으로 많이 흉흉해졌죠.
사실 이 게임은 원 컴 투 클라이언트가 합법화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레벨이 모험/상인/군인으로 세분화된 게임 시스템상 그럴 수밖에 없어요. 직업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고 사냥터에 따라 장비를 바꾸는 정도 외엔 인벤토리가 널널한 다른 게임과 다르기 때문에.
은행금고까지 합쳐도 인벤토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리하여 두 캐릭 이상을 끌고 다니는 유저들이 아니고서라도 장비 보관용으로 창고 캐릭 한둘쯤 없는 유저가 어디 얼마나 있겠습니까만.
갑자기 까닭없이 다클라 유저들에 대한 분노가 한쪽에서 치솟기 시작...
게임에 접속하기 힘든 게 다클 유저들 때문이라면서 더러운 다클 등의 소리까지 운운하면서 남을 비방하기 시작하네요.
갑자기 범람하기 시작한 리스본 개인 상점 캐릭이 접속 캐릭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기는 하겠지만(그들에게 일정 시간 행동이 없으면 강제종료시키는 패널티가 주어져야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간 몇 명이나 5클라(=1함대 최대 인원)를 돌려도 끄떡없이 잘 돌아갔던 게임입니다. 지금보다 서버가 더 빵빵하던 오픈베타 시절에도 그러했는데 지금이라고 다클 운용이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다를까요.
투클 이상 다클을 운용하는 유저 문제도 분명히 있겠지만 결국은 기존 유저만이 아닌 몰려든 신규 유저를 계산하지 못하고 서버를 제대로 확보해놓지 못한 회사 탓이 큰 것을.
저는 기본적으로 원클 유저이지만(손이 느리고 귀찮은 걸 싫어해서 투클 못합니다), 창고 캐릭이 다수 있는만큼 완전하게 투클라 운용에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창고 켜는 그 순간은 투클이니까요. 이 게임하는 거의 대다수가 그러하지요.
그런데 본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양 다른 유저를 공격하는 유저들 보고 있으면 어이가 없습니다.
네, 저도 물론 사람이라 같은 시간 대비 더한 효율을 올리는 다클 유저보면 가끔 화날 때도 있습니다.
같은 시간 동안 항해해서 배 한척에 싣고온 육두구와 배 다섯척에 싣고온 육두구는 이익이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제가 상인 전문 유저가 아니라서 배 적재도 엄청 차이나고 ㄱ-)
근데 그건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이지, 이런 영역과는 상관 없는 겁니다.
솔직히 무료화 관련 이야기는 할 생각이 없었고, 시간 나는대로 플레이 일기 정도나 가끔 올릴 생각이었는데... 무료화 이후 흉흉해진 분위기나 남한테 피해를 전가하는 일부 유저들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속이 뒤집히다못해 어이가 없어서 무료화 이후 분위기를 쭉 적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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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누군가가 이 글 보고 게임을 최악의 온상으로 취급할까봐 적어보는데, 사실 이 모든 진흙탕을 감내할 정도로 재밌습니다. -_- 그러니까 화풀이도 하는거죠.
일본이 온라인 게임에 노하우가 없다보니 오히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다른 데에선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으로 탄생해버렸답니다.
개발자들에게 노하우가 없어서 만들어진 삽질 요소들(-_-) 따위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흡인력이 굉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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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다음번(2월) 패치 예고에 노하우 없음이 절절히 드러나서 미쳐버릴 지경입니다만 ;ㅅ;
제 생각에 일본 개발자님들은 한국 서버에 와볼 필요가 있어요. -_-
집념의 한국인들이 방대한 게임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걸리는 시간 하며-_- 게임의 맹점을 찌르고 들어가는 능력을 알아야 한다니깐요. orz
...지금도 힘들어 죽겠는데 유저해적(PK) 컨텐츠를 강화하는 거나 다름없는 조치는 뭔지. ㅠㅠㅠㅠ






